일반 사람들은 인공지능 하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뭐든지 자동으로 생각, 동작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인공지능이 성공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사례를 살펴보는 것이죠. 현재 한국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산업은 반도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컴퓨터의 계산 능력과 저장 능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반도체 산업은 인공지능 발전에 큰 도움을 줍니다. 반도체 산업이 인공지능 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처럼 인공지능도 반도체 산업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반도체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불량 여부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활용되기도 하고, 8단계로 나누어진 공정 중 어느 공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밝혀내기도 합니다. 특히 반도체 생산 설비 투자는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수요를 제대로 측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반도체 수요예측 과정에서도 인공지능이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반도체처럼 이미 매우 높은 수준의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하이테크놀로지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성공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사례는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마치 다른 세계의 일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이테크와 전혀 무관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성공적으로 활용한 사례를 보겠습니다.
회사에 출근하기 위해 아침마다 이용하는 지하철 역 앞에 큰 빌딩이 있고, 이 빌딩 1층에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커피숍이 있었습니다. 이 커피숍이 철수하고 스타벅스가 곧 입점할 것이라는 안내가 부착됐습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도록 스타벅스는 영업을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임대료가 무척 비싼 자리였음에도 한 달동 안이나 영업을 하지 않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예전에 상권 분석과 관련된 교육을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이때 스타벅스와 관련하여 알게 된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스타벅스의 시애틀 본사에서는 새로 문을 여는 커피숍 주변의 상권과 유동 인구 데이터를 분석하여 인테리어를 결정하고, 좌석 배치를 결정하는 팀이 있고, 이 팀 안에 이 일을 전담하는 실무자가 수십 명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직 본사에서 인테리어와 좌석 배치에 대한 승인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공사가 시작하지 못하는 것으로 생가을 했었습니다.
다른 커피 브랜드에서는 주어진 공간 내에서 최대한 많은 좌석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스타벅스는 매장마다 좌석의 형태나 배치가 크게 다릅니다. 한 달 동안 영업을 못하는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매장 주변의 상권과 유동 인구를 분석해서 최적의 인테리어와 좌석 배치를 결정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물론 이런 접근만으로 스타벅스의 성과를 모두 설명할 수 없지만, 하이 테크놀로지와 전혀 무관해 보이는 커피 브랜드에서도 이렇게 빅데이터를 높은 수준으로 활용하고 있는 점에서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패션 브랜드인 자라는 매장 안과 밖에 설치되어 있는 CCTV로 사람들의 옷차림을 수집합니다. 이 결과 무슨 이유에서 이지 사람들이 빨간색 반바지를 많이 입고 있었다면, 그 색의 원단을 대량 확보하여 빨간색 반바지를 만듭니다. 이렇게 공급된 반바지는 빨리 소진되고, 재고율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됩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특별한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패션 브랜드에서는 디자이너들이 서로 상의하여 다음 시즌의 유행을 예측합니다. 이 예측에 따라 원단을 수급하고, 제품을 생산한 후 공급합니다. 디자이너의 예측이 맞았다면 이익을 얻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재고가 쌓일 수밖에 없습니다. 자라와 일반 패션 브랜드의 차이는 사람의 판단력과 데이터 중 어떤 것을 더 신뢰하느냐입니다. 자라는 글로벌 브랜드로서 계속해서 탁월한 성과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것이 사람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판단력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의 예측 능력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또한 우리 일상에서 사용하는 인공지능으로 내비게이션을 볼 수 있습니다. 내비게이션은 지도 안대를 통해 길 찾기를 도와주는 프로그램인데요. 목적지에 이르는 경로와 최단 거리, 교통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안내하는데 우리가 보기에는
별거 없는 것처럼 보이나 여기에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습니다. 인공지능은 그러한 일들을 매우 빠르게 효과적으로 수행을 잘 해내죠. 우리가 의식하기 전부터 인공지능은 우리 일상생활에서 이미 다가 온 상태입니다.
온라인 쇼핑몰에 가면 내가 관심 있는 상품을 볼 때 밑에 이 상품을 본 다른 고객들은 이런 것들도 봤다는 관련 상품을 추천하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아무런 상품을 보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동안 내가 봤던 기록의 바탕으로 추천 상품을 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일들은 어느덧 익숙해져 지금은 놀라운 일이 아닌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금융상품 같은 경우, 주식을 언제 사고, 언제 팔아야 하는지, 어떤 펀드를 가입할 것인지, 이런 금융 상품을 고르고 투자하는 데 있어서 현재 인공지능이 활용이 되고 있습니다. 이것을 로보 어드바이저(Robo-adviser)라고 하는데 컴퓨터 프로그램이 어떤 금융 상품을 언제 구입하고 언제 팔 것인지, 언제 판매할 것인지를 다 결정해 주는 것입니다.
인공지능은 반도체와 같이 하이테크놀로지 분야에서만 활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커피나 패션처럼 기술과는 전혀 무관해 보이는 분야에서도 성공적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언급된 사례들을 구현하기 위한 인공지능 기술들은 이미 시장에 완성된 현태로 나와 있습니다. 인공지능 활용의 성패는 인공지능 기술이 아니라, 인공지능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인공지능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와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